채용을 잘하려거든 '대화'에 집중하세요

채용을 잘하려거든 '대화'에 집중하세요
Photo by Harli Marten / Unsplash

채용은 스타트업을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과제입니다. 인사가 만사라는 표현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죠. 저도 요즘 채용에 고통 받는 중입니다.

어떻게 하면 채용 과정에서 우리 회사에 맞는 인재를 찰떡 같이 파악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특히 회사가 성장하는 단계일수록 이 고민은 더 깊이 자주 해야만 하는 일이 됩니다.

맞는 사람을 뽑기 위한 회사 및 면접관의 노력은 다양합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채용 후보자의 언어적 습관에 집중하는 편인데요. 아무리 면접을 열심히 준비한다고 한들 말하는 방식을 면접 내내 꾸며서 할 수 없고, 짧은 시간 동안 연습을 한다고 잘 나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채용 후보자의 꾸밈 없는 모습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어적 습관을 확인하는 것은 채용 후보자가 우리 회사에 들어와 어떻게 행동하고 대화할지 예측할 수 있는 좋은 판단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언어 습관을 기반으로 많은 유추와 생각을 하는 편입니다.

저도 여전히 면접관 역량이 부족하지만 더 성장하기 위해 면접이나 커피챗이 끝날 때마다 더 나아질 점이나 배운 것들을 정리하고 있는데요. '채용 후보자와의 대화' 측면에서 지금까지 정리한 내용을 간략하게 공유하고자 합니다.


질문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답변하는가?

좋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모든 직무에서 필수입니다. 면접 과정에서, 채용 후보자가 질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빠르게 답변하는지 관찰해야 합니다. 회사 내의 업무 상황에서 우리는 흔히 '말이 안 통하는' 상황을 겪곤 합니다. 면접 중 채용 후보자가 질문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하고, 질문에 맞는 답을 하는가를 살펴보면 입사 이후의 커뮤니케이션 상황을 일부 예측할 수 있습니다.

문장 구성이 완결성 있고 간결한가?

질문을 잘 이해하고 답이 명확하더라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커뮤니케이션이 완성될 순 없습니다. 후보자가 말을 전달할 때 주술 구조가 명확한지, 하나의 문장 안에 한 메시지가 아닌 여러 메시지가 섞여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을 파악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듣는 이로 하여금 말의 이해를 하는데 노력이 계속 들어가게 된다면 이는 조직 내의 커뮤니케이션 피로를 높입니다.

상대방의 수준 혹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대화가 계속 되는가?

회사 내에서 업무를 하다 보면 상황 혹은 지식 측면에서의 이해가 다른 대화 상대를 만날 때가 많습니다. 부서 간 업무 성격이 천차만별 차이가 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연차에 따른 차이가 있을 때도 있죠.

대화를 하는 상대방의 수준을 꾸준히 파악하여 눈높이에 맞춘 대화를 하는 것은 배려의 관점에서 필요할 수도 있지만, 결국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행동입니다. 만약 이런 고려가 되어 있지 않거나, 의지가 없다면 상대방이 대화의 맥락을 쫓지 못하는 상황에서 혼자만 떠들어대는 일들이 생깁니다.

면접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어려운 자리입니다. 특히 채용 후보자에게 매우 부담스러운 자리이죠. 그런 자리에서도 면접관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고수한다면 이유가 무엇일지 조금 더 깊이 파악해봐야만 합니다.

면접 중 누군가를 탓하거나 비난하는 경우가 잦은가?

동료 혹은 팀에 대해 어떠한 관점을 가졌는지를 단번에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럴듯한 면접용 답변들을 피면접자가 열심히 준비해오고 생각해왔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때문에 말의 순간순간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코 꾸며내지 못할 포인트에 집중해야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면접을 보면서 가장 집중해야 하는 순간은 '함께 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입니다. 일을 하다보면 억울한 순간이야 너무나 많습니다. 누구나 다 겪을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여러 채용 후보자를 만나본 결과, 그것을 어떻게 받아 들이고 소화하는지는 사람마다 매우 다른 것 같습니다.

단순히 그것을 비난하고 탓하기만 한다면 해결되는 것이 없습니다. 문제를 '누군가의'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어떻게' 해결할지 집중하는 사람을 면접 중 간혹 만날 때가 있는데요. 그런 분은 보통 제 평가를 떠나 면접 결과가 긍정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답을 서두르기 보다는 좋은 대답을 위해 한 템포 쉬고 대답할 수 있는가?

면접을 하며 논리적인 답변이 필요하거나 과거의 상황을 떠올려야 하는 등 질문과 동시에 바로 답을 하기 어려운 질문이 오갈 때가 있습니다. 그때 후보자들의 보여주는 반응은 꽤 많은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두뇌 회전이 빠르고 임기응변이 강한 채용 후보자는 질문과 동시에 말을 시작합니다. 그 말을 계속 하면서 다음에 나올 말을 또 생각합니다. 말이 끊어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답변 내용이 빠르게 튀어나온 만큼 투박한 답변일 때가 많죠. 구체적이지 않은 이야기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 되물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제가 관심을 갖는 채용 후보자의 유형은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잠깐 달라고 이야기하는 분입니다. 어떤 이유든 면접의 흐름을 본인이 직접 끊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더불어 본인이 답을 하기 위해서는 면접 시간을 소비하는 패널티를 부담하면서까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객관적인 판단을 한 것이죠.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것도 결국 문제 해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긴장되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하는 후보자는 돋보입니다. 정말 다양한 문제를 뜻 밖에 만나는 회사 내에서의 상황을 잘 대처할 수 있는 분이 아닐까 기대감을 가지게 됩니다.


물론 모든 사람을 몇 개의 행동만 가지고 '이런 사람일 것이다, 저런 사람일 것이다' 판단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면접은 그 어려운 일을 정말 짧은 시간 안에 해내야 하는 진짜 어려운 일입니다. 하나하나의 정보가 소중한 면접에서는 이런 작은 실마리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정말 우리와 핏이 맞는 팀원을 모실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올해에 만났던 채용 후보자들보다 정말 몇 배는 더 많은 분을 만날 것 같은데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면접관이 될 수 있을지 준비하고 공부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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