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을 생각하는 '현재'

'다음'을 생각하는 '현재'

지난주 아내와 분재 체험 클래스를 신청해 다녀왔습니다. 평소 관심은 있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배움을 미뤄왔는데요. 분재적 삶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알려주는 내용을 이것저것 기록하다 인상 깊었던 구절이 있어 글로 옮겨야지 마음을 먹었습니다.

“분재는 항상 다음을 생각하고 현재의 행동을 하는 것”

가지치기를 하거나 모양을 어느 정도 잡아 버리면 되돌리기 어려운 식물의 속성 때문이죠. 아마 집에서 식물을 키우시는 분들은 금방 공감이 될 표현인듯 합니다.

스타트업에서는 일단 고민하지 않고 실행해야 하는 것과 다음을 충분히 고려한 채 움직여야 하는 일이 혼재합니다. 하지만 애초에 워낙 정신도 없고 일이 마구잡이로 벌어지는 경우도 많다 보니 많은 일은 현재만 바라본 채 처리되곤 합니다.

분명 일이든 일상이든 생각의 여백을 충분히 둬야 후회하지 않는 일들이 있습니다. 저도 잠시 생각해보니 바쁘다는 핑계로 ‘다음’ 없이 쓸려 가버린 일들도 많겠다 싶었습니다.

당연히 반대로 그때 그냥 빠르게 움직이고 결과를 봐야만 후회를 면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어느 한 쪽이 더 중요하다'의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보통 문제는 일의 속성을 잘못 판단하여 반대의 행동 처방을 내리는 것이죠.

모든 일을 섬세하게 긴 호흡을 가지고 분재 다루듯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내가 모든 나 자신과 일을 대함에 있어 ‘다음’을 생각하지 않고 현재를 위한 가지치기와 모양잡기에만 골몰한 것은 아니었는지 돌아볼 필요는 있습니다.

분재 클래스가 끝나고 실습한 분재는 구매해 집으로 가져왔는데요. 분재를 바라보고 돌볼 때면 항상 “다음을 위한 현재의 행동”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를 것 같습니다.

Subscribe to Parc

Don’t miss out on the latest issues. Sign up now to get access to the library of members-only issues.
jamie@example.com
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