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Motivation)는 부여할 수 있는 것일까?
요즘 HR 분야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여러 책이나 아티클을 찾아 읽고 있었는데요. 그중 유독 '동기(Motivation)'이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돼 이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저에게 와닿았던 질문은 '동기란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부여할 수 있는 것인가?'였는데요.
많은 '동기 부여' 영상 혹은 컨텐츠 혹은 누군가의 말은 어느 정도 동기 부여가 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동기를 강화하거나 촉진하는 정도의 역할을 하는 것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애초에 사람의 내면에 불을 붙이거나 탈 만한 것이 없는데 그곳에 대고 불을 피운다 한들 큰 임팩트가 발생할까요? 현존하는 많은 동기 부여 영상은 이미 내면의 작은 불씨를 지닌 누군가의 불씨를 더 크게 만들기 위한 풀무질용 컨텐츠인 것 같습니다. 결국 타인이 해줄 수 있는 일은 '불덩이를 키워주는 일이지, 없던 불을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 글의 요지입니다.
만약 누군가 가까스로 붙인 불이 꺼질까 돌보고, 매사에 노심초사한다면 결국 HR 관점에서 조직을 운영하는 일은 동기를 부여하다 동기를 주는 사람이 지쳐 나가떨어지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 일을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 큰불을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은 조직 운영의 효율 관점에서 꼭 필요합니다. 어떻게 하면 더 큰불을 낼 수 있을지는 항상 고민해야 하죠.
단, 조직원들의 동기 부여를 위해 누군가 지나치게 많은 리소스를 쓰고 있다면 이는 애초에 해당 조직의 팀 구성 자체를 살펴봐야 하는 문제입니다. 특히, 각자가 더 많은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빠르게 성장해야 하는 초기 스타트업이라면 더욱 이 문제는 중요합니다.
결국 채용을 신경 쓸 수밖에 없습니다. 작게라도 본인이 혼자서 불 붙일 줄 아는 사람들이 회사에 있어야 합니다. 스타트업이라면 대부분의 구성원이 그런 사람이어야 합니다. 말은 쉽습니다만 스타트업 대부분이 채용에 고생하는 걸 생각하면 현실적이지 않은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스타트업이 자발적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 구성원에 집착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끊임없이 실패하고 다시 시도해야 하는 스타트업의 태생적 환경 때문입니다. 이 과정 중 서로가 서로를 끌어당기고 밀어주는 동기 촉진은 가능하지만, 계속된 실패에서 계속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성공을 위한 장거리 레이스에서 꽤 어려운 과제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