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을 옮기는 법

태산을 옮기는 법
Photo by Zongnan Bao / Unsplash
"태산처럼 큰 임무라 해도 결국은 조그만 조각들이 모인 것일 뿐이다."

최근에 <돌파력>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책 속의 한 줄이 위에 적어놓은 문장인데요. 따로 메모장에 캡쳐해놓고 종종 생각이 날 때 들여다보곤 합니다.

이 문장이 유달리 인상 깊은 이유는 작년 여름에 참여했던 토스 PO 세션에서의 경험 때문입니다. 멘토링 세션에서 토스가 토스뱅크 창립을 결심할 당시, 실무 업무를 진행한 홍민택 PO(지금은 은행장님!?)가 겪은 과정을 비교적 상세하게 들을 수 있었는데요.

처음 토스 이승건 대표가 홍민택 PO에게 '은행을 만들어보자'는 제안했을 때 그는 순간 '응...? 무슨 소리지?' 했다고 하네요. 은행을 만든다는 생각은 누구에게나 생소할 수밖에 없을 것 같긴 합니다.

누군가 갑자기 저에게 와서 '은행 좀 만들어볼래?’라고 이야기 한다면 어떨까요? 일단 한 10초는 '이 사람이 나한테 무슨 말을 한 거지?' 생각할 것 같고, 한 1분은 '내가 그런 엄청난 일을 할 수 있을까?' 자신감이 급격히 하락할 것 같습니다. 이내 현실적으로 그 일이 가능한지 고민해보겠죠.

상상하기에도 어려운 태산 같은 일을 홍민택 PO와 함께 했던 동료들은 해냅니다. 몇 번의 실패에도 계속 도전하면서 말이죠. 문제 해결 방법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일단 쪼개 보는 것이었습니다. 은행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잘게 쪼개 보고, 그다음 쪼갠 것을 분류하고, 분류한 것을 중요도와 긴급도에 따라 사분면에 배치하고, 그다음 일의 순서를 매기는 전부였죠. 잘게 쪼개진 일들을 보면 태산같이 느껴졌던 것이 그나마 '인간적'으로 보일 것 같긴 합니다. 물론 쪼개진 일들의 양은 엄청나겠지만요.

참 쉽죠...?

보통 우리는 어려운 일, 거대한 일, 버거운 일을 만났을 때 압도당합니다. 그 일 자체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면 더더욱 그런 감정을 느끼기 쉽습니다. 도전욕이 올라오기보다는 의욕이 떨어지죠.

우러러 보기 보다는 마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주하기 위해서는 일단 잘게 쪼개서 펼쳐놓고, 정리해보고, 줄 세워야 합니다. 그다음은 별 방도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지금 마주한 일들을 최대한 열심히 그리고 잘 처리하면 됩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앞에 놓인 것들을 해나가다 보면 어느새 태산을 옮겨졌다는 걸 알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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