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직무 인터뷰를 하기 위한 고민
최근 우리 회사에 필요한 개발자는 누구일까에 대해 팀 개발자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보통 '개발자가 잘한다'고 이야기하면 말 그대로 개발을 잘하는 것이 먼저 떠오르긴 합니다. 하지만 '개발을 정말 미친 듯이 잘하는 누군가가 우리 회사에 지원한다고 했을 때 우리 회사는 그 사람을 채용할까?'라는 질문에 누구도 선뜻 채용하겠다는 이야기를 꺼내진 않을 수 있죠. 개발을 잘하는 것 외에 추가로 판단해야 할 역량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함께 일하는 개발자들이 원하는 동료 개발자로서 바라는 모습도 당연히 조금씩 다를 겁니다. 프론트엔드적인 역량이 더 필요로 할지, 백엔드적인 역량이 더 필요한지는 서비스의 생애주기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를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기준에 따라 누가 필요한지는 달라집니다. 개발자 채용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모든 채용이 사실 다 그렇죠. 때문에 자로 재듯이 기준 하나하나를 만들어놓고 채용에 임하기보다는 현재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에서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전체 조직 차원에서 고려해야 합니다. 특정 팀(엔지니어링)의 역량은 특정 부분에 있어 부족할 수 있지만 그것이 전체의 목표 달성에서 우선순위가 낮은 역량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을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수준이라 판단이 된다면 그 다음부터는 기능적 역량에만 집착하지 말아야 합니다. 후보자의 마인드셋과 태도, 그리고 뾰족함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채용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기업이나 반복적인 효율을 추구하는 기업에서는 각자의 기능적인 요건을 더 중요하게 여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다릅니다. 그때그때 빠르게 국면이 변화하고 그 안에서 나의 역할도 계속 바뀌어 나갑니다. 따라서 스타트업 채용의 제1 기준은 '처음 보는 문제가 있더라도 그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탐구하고 끊임없이 도전해서 해결하고자 집착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스타트업을 정의한다면 바로 위에서 이야기한 문장 그대로를 특정한 집단으로 옮겨놓은 것이겠죠.
함께 할 이들의 뾰족함을 미리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자로 잰 듯 요건을 측정하면서 채용하는 경우의 문제점은 기준에는 애매하게 부합하긴 하는데 느낌적으로는 뭔가 함께 하기 어려울 것 같은 후보자를 만났을 때입니다. 이 때 애매한 채용이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보통 이런 채용은 '그때 왜 그랬지?'하는 후회를 낳죠.
물론 그런 정성적인 요인이 채용 기준으로 작용하는 것이 맞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흔히 이야기하는 '쎄한' 느낌이 드는 것은 잠깐일지라도 후보자와의 인터렉션에 기반해서 나온 결과물입니다. 한명 한명의 채용이 중요한 스타트업에서 이는 꽤 중요한 판단 요소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오감에 육감이라도 더해 치열하게 채용을 해야만 합니다. 일반적인 대기업의 채용이라면 작게나마 육각형을 채우는 인재 채용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제한된 리소스가 명확한 스타트업은 뽑을 이유가 명확하게 있지 않다면 기준을 아무리 충족했다고 하더라도 채용으로 이어져서는 안 됩니다.
그럼 이를 어떻게 확인해야 할까요?
뻔한 말이지만 최대한 접점을 늘려볼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대화가 필요하죠. 더 나아가 잠깐이라도 같이 프로젝트성 업무를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가장 기본은 커피챗, 인터뷰 등과 같은 대화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후보자에게 어떤 질문을 준비해서 무엇을 파악할지가 명확히 정의되어 있어야 하겠죠. 스타트업마다 가치관이 조금씩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인터뷰의 문항이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행하는 문제 해결의 본질은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인터뷰의 핵심적인 테마는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커피챗을 하든, 인터뷰를 할 때든 저는 후보자와의 만남에서 보통 아래의 네 개 분야를 중심으로 대화를 구성하는 편입니다.
- 문제에 대한 호기심이 있는가?
- 문제 해결에 두려움이 없는가?
- 문제 해결에 집착해 본 경험이 있는가?
-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기본 역량이 있는가?
채용 프로세스 중 간혹 직무 인터뷰를 하다 보면 후보자의 기능 혹은 기술적 역량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렇다면 그 인터뷰는 후보자의 기능 혹은 기술을 검증하는 기능 / 기술 인터뷰라고 불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아니라 우리는 후보자가 우리 회사에서 직무를 수행하여 전사적인 목표 달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인지, 단순 적합하다는 평가가 아니라 뛰어남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직무 인터뷰에서 지나치게 기능적 접근에 매몰되기보다는 후보자의 태도나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질문들을 더 많이 던지는 것이 채용에 더욱 유리할 수 있습니다.
각자의 방법이 다 다를 수 있지만 위의 주제들을 활용하거나 변형해서 우리 회사에 맞는 가장 적합한 인재 채용 방법을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해당 주제들에 포함되어 있는 소질문들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도 함께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